지난 주에 텍사스 샌안토니오에서 목회하셨던 이세영 목사님께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텍사스에서 목회할 때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에서 뵈었던 목사님입니다. 약간 느린 말투에 항상 인자한 인상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암으로 오랫동안 투병을 하고 계심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으로 따지면 연세가 많으신 것도 아닌데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가장 최근의 모습을 보고 싶어서 교회의 설교 동영상을 검색해서 보았습니다. 약 한 달 전의 설교가 마지막 설교였습니다. 얼굴에 살이 하나도 없어서 목사님을 알아 볼 수 없었습니다. 노인 한 분이 서있기도 힘들어서 주위 사람의 부축을 받아 의자에 앉은 모습이었습니다.
말하기도 힘들어서 내 몰아 쉬면서 천천히 말을 이어 가고 있었습니다. 이 분이 이세영 목사님이라니 믿기지가 않을 정도였습니다. 국제결혼한 가정이 많은 교회여서 언제나 영어로 통역하는 분이 함께 말씀을 전합니다. 목사님께서 지나 온 목회의 소회를 밝히는 부분 부분에서는 통역하는 자매님이 눈물을 적시곤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후임 목사와 관련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 문제를 정리해 주시면서 연신 모두 자신의 책임이라고 자책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서로 사랑합시다’라며 자신이 떠난 후 교회가 분열되지 않고 함께 사랑으로 교회가 세워지길 간절히 바라는 말씀을 전해 주셨습니다. 교회의 규모와 상관없이 어떤 교회든지 사람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잡음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교회에 어떤 잡음이 일어나면 이 목사님은 항상 사랑과 인내와 소망의 목회를 해 오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예수님의 성정을 닮고자 부단히 애쓰신 목사님이셨습니다. 그리고 설교 중에 하나님께서 항상 ‘가라’고 하셔서 순종했는데 이제 ‘오라’고 하신다고 말씀을 전했습니다. 누구나 그 ‘오라’는 부르심에도 순종해야 하지만 이 목사님은 이르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나님께서 언제가는 저도 ‘오라’고하실 때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순간입니다. 그 때 저는 어떻게 반응하고, 어떠한 말을 남길 수 있을 지를 잠깐 생각해 보았습니다. 성경에 보면 사도 바울은 자신의 죽음을 앞 두고 쓴 마지막 서신은 디모데후서입니다. 여기서 바울은 영생의 소망과 천국의 소망을 말합니다. 믿음의 일꾼으로 흔들리지 않고 성실하게 그리고 거룩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지막 글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목회와 관련해서 이것 저것을 부탁하고 사람들의 이름을 나열하면서 관계들을 정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어쩌면 목회에 대해서 그리고 여러 관계에 대해서 어떤 말을 남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바라는 것은 말보다도 하나님께서 ‘오라’하실 때에 언제든지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웰다잉(well-dying)하는 인생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딤후4:7)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